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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판례

간통으로 피소된 상황에서 작성한 약속어음은 유효한가? - 대법원 1997. 3. 25. 선고 96다47951 판결

by 오피스매거진 2024. 8. 2.

[대법원 1997. 3. 25. 선고 96다47951 판결]

 

서론

오늘 소개할 판례는 대법원 1997. 3. 25. 선고 96다47951입니다. 이 사건은 간통으로 인해 합의금 명목으로 약속어음을 작성한 행위가 법적으로 유효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린 사례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사건의 배경, 법원의 판단, 그리고 판결의 법적 및 사회적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원고는 피고의 배우자와 불륜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간통으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원고는 사회적 지위가 높아 명예가 실추될 것을 염려하여 피고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결과, 원고는 합의금으로 1억 7천만 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이후 이 약속어음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라며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불공정한 법률행위란, 급부와 반대급부 간의 불균형이 극심하여 형평성을 현저히 해치는 법률행위를 말합니다.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폭리를 취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불공정한 법률행위의 성립 여부

법원은 원고가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잃을 위험이 있어 궁박한 상태였다고 볼 수 있으나, 피고가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약속어음 작성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반사회적 법률행위의 성립 여부

또한, 법원은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 안에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이에 대해 법원이 별도로 석명할 의무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 여부

법원은 원고가 피고의 협박에 의해 약속어음을 작성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의 고소 의사는 정당한 권리 행사로,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한 위법한 강박 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의미와 영향

이 판례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와 반사회적 법률행위,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특히, 간통으로 인해 작성된 약속어음이 모두 불공정하거나 반사회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는 유사한 상황에서의 법적 판단 기준을 제공하여,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결론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간통으로 인한 약속어음이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피고가 원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폭리를 취했다고 볼 수 없으며, 고소 의사 또한 정당한 권리 행사로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불공정한 법률행위, 반사회적 법률행위,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참조 조문, 판례

  •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
  • 민사소송법 제126조 (소송절차)
  • 민법 제103조 (반사회적 법률행위)
  • 민법 제110조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
  • 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84 판결
  •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6409 판결
  • 대법원 1996. 6. 14. 선고 94다46374 판결
  •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다34061 판결
  • 대법원 1992. 12. 24. 선고 92다25120 판결